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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보다 먼저, 배열식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

마니2 2025. 10. 7. 17:56


<아이와의 작은 갈등, 구구단 외우기>

“엄마, 구구단 너무 어려워요. 외우기 싫어요!”
많은 가정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구구단은 초등 2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는데, 단순히 숫자를 줄줄이 외우는 것에 불과하다면 아이에게는 곧 ‘지루하고 힘든 공부’가 됩니다.

 

사실 구구단은 곱셈의 결과를 정리한 표일 뿐입니다. 아이가 곱셈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외우기만 한다면, 금방 잊어버리거나 헷갈리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과정이 바로 배열식(동수누가)입니다. 배열식은 곱셈으로 가기 전, 아이가 ‘곱하기’라는 개념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구구단보다 먼저, 배열식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
구구단보다 먼저, 배열식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

1. 배열식이란 무엇일까?

배열식은 간단히 말해 똑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하는 상황을 규칙적으로 배열해 나타낸 것입니다.
수학적으로는 동수누가라고 부르며, “같은 수를 반복해서 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사과가 2개씩 놓여 있고, 그것이 3줄 있다면 → 2+2+2=6

곱셈으로 표현하면 → 2×3=6

이처럼 배열식은 덧셈과 곱셈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즉, 아이가 “곱하기는 같은 수를 반복해서 더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직관적으로 깨닫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2. 숫자보다 쉬운 그림 배열

아이들이 배열식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저학년일수록 눈으로 직접 보는 그림이나 물체 배열을 통해 훨씬 쉽게 이해합니다.

 

동그라미 배열

예시 1)

○ ○
○ ○
○ ○

여기에는 동그라미가 2개씩 3줄 있습니다.

덧셈: 2+2+2=6

곱셈: 2×3=6

아이는 동그라미를 하나씩 세어보며 곱하기가 왜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네모 배열

예시 2)

■ ■ ■
■ ■ ■
■ ■ ■
■ ■ ■

네모가 3개씩 4줄 있습니다.

덧셈: 3+3+3+3=12

곱셈: 3×4=12

아이들은 줄마다 개수가 같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규칙을 발견하고, 이를 곱셈식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3. 배열식의 학습 효과

① 구구단 암기가 훨씬 쉬워진다

배열식을 충분히 경험한 아이는 구구단을 단순히 ‘외워야 하는 표’가 아니라, 반복 덧셈을 정리한 결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암기의 부담이 줄고,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② 생활 속 장면과 연결된다

마트에 진열된 음료수, 도시락 칸, 교실의 책상 배열 등 일상 속 모든 것이 배열식의 예시입니다.
부모님이 함께 생활 속에서 배열을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곱셈을 더 가깝게 느낍니다.

 

③ 수학적 사고력 확장

배열식은 단순한 계산 학습이 아닙니다.
패턴을 발견하고 규칙을 찾는 능력을 길러주며, 이후 도형의 넓이·분수·비례식 학습으로 연결됩니다.

 

4.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배열식 활동

① 사물 배열하기
사탕, 블록, 장난감을 3개씩 4줄로 배열해 보고 아이에게 세어보게 합니다.
“3+3+3+3은 몇일까? 그럼 3×4는?” 하고 연결해 주세요.

 

② 종이에 그림 그리기
동그라미 ○, 네모 ■, 별 ★을 일정하게 그려서 줄 수와 개수를 세어보게 합니다.
“별을 5개씩 두 줄 그려보자” 같은 활동이 효과적입니다.

 

③ 스티커 놀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스티커를 활용해 2×5, 3×4 배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④ 말로 설명하기
배열을 만든 뒤 “이건 몇 개씩 몇 줄이니? 그래서 몇 개가 되는 거야?”라고 물어보세요.
아이 스스로 설명할 수 있다면 곱셈 개념이 확실히 자리 잡힌 것입니다.

5. 배열식 지도 시 주의할 점

① 성급하게 구구단으로 넘어가지 않기
아이마다 속도가 다릅니다. 충분히 배열식을 경험한 뒤 구구단 학습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② 정답보다 과정 중시
“왜 이렇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답만 맞히는 데 집중하지 마세요.

 

③ 시각 자료 활용
저학년일수록 시각적 경험이 핵심입니다. 블록, 그림, 스티커 같은 자료를 활용하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6. 배열식 이후의 학습

배열식은 곱셈과 구구단의 기초일 뿐만 아니라, 나눗셈 학습에도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12개의 사탕을 3명에게 똑같이 나눈다면, “12는 3이 몇 번 배열된 거지?”라는 사고로 이어집니다.

또한 도형의 넓이를 구할 때도 배열 개념은 필수입니다.
“가로 3칸, 세로 4칸 네모 칸을 색칠하면 전체 몇 칸일까?” → 3×4=12.
이처럼 배열식은 수학 전반의 기초가 됩니다.

 

7. 마무리

구구단은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닙니다.
곱셈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외우기만 한다면, 아이는 금방 지치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됩니다.
그 출발점에서 꼭 필요한 것이 배열식입니다.

 

동그라미, 네모, 별 같은 단순한 그림이나 생활 속 물건들을 활용해 배열식을 지도해 보세요.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경험하면서, 곱하기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구구단은 언제 외워야 하나요?”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배열식을 충분히 이해했을까?”라는 점입니다.
배열식이 탄탄하다면, 구구단은 그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과정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