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요?
많은 학부모들이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보다 앞서 수의 구조를 이해하는 첫 단추가 바로 ‘가르기’와 ‘모으기’입니다.
‘가르기’는 하나의 수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는 활동이고,
‘모으기’는 나뉜 수를 다시 하나로 합치는 활동입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숫자놀이 같지만,
이 과정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가에 따라 아이의 수 감각과 연산 능력이 결정됩니다.

1️⃣ 가르기·모으기란 무엇일까?
가르기(분해)는 한 수를 둘 이상의 수로 나누어보는 활동입니다.
예를 들어, ‘5’를 2와 3으로, 또는 1과 4로 나누는 것이죠.
이때 아이는 ‘5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반대로 모으기는 나눠진 수를 다시 하나로 합치는 활동입니다.
2와 3을 합치면 5가 되고, 4와 1을 합치면 역시 5가 된다는 것을 익히며,
덧셈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이 두 가지 과정은 초등 저학년 수학에서 매우 중요한데,
이는 단순히 계산을 잘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의 구조’를 이해하고 ‘관계적 사고’를 키우는 기본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2️⃣ 왜 가르기·모으기가 중요한가?
아이들은 처음에는 숫자를 ‘이름’처럼 외웁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순서대로 암기하지만,
이 숫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단계의 학습입니다.
가르기와 모으기 학습은 아이가 수 사이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7을 5와 2로 나누는 활동을 반복하면서
‘5와 2를 합치면 7이 된다’는 규칙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이것이 바로 연산의 논리적 기초입니다.
즉, 가르기와 모으기를 충분히 경험한 아이는
덧셈과 뺄셈을 공식으로 외우지 않아도
‘왜 그런 계산이 가능한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3️⃣ 학습 효과: 개념보다 ‘감각’을 먼저 키운다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 감각’입니다.
수 감각은 숫자를 단순히 세는 능력이 아니라,
수를 보고 그 크기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가르기와 모으기는 이 수 감각을 키우는 가장 기초적인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블록이나 칩을 이용해 6개를 4와 2로 나누거나
3과 3으로 나누는 활동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의 머릿속에는 “6은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이미지가 자리 잡습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나중에 6+7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
‘6을 4와 2로 나누고, 7을 3과 4로 묶는 식’으로
수의 조합을 스스로 구성하게 됩니다.
즉, ‘공식 암기형 수학’이 아닌 ‘이해 중심 수학’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4️⃣ 교구를 활용한 가르기·모으기 활동의 장점
가르기·모으기 활동은 교구를 활용하면 훨씬 흥미롭고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색깔 블록, 스티커, 주판, 구슬, 숫자 카드 등은
아이의 시각적 이해를 돕고 집중력을 높여줍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학습하는 과정에서
‘수의 변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직관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학원 수업에서도 이 활동을 ‘놀이형 학습’으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블록을 나누고 다시 합치는 동안
자연스럽게 수학의 원리를 몸으로 익히게 되며,
“아, 그래서 더하기가 이렇게 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5️⃣ 수학 자신감은 ‘이해에서 오는 즐거움’에서 시작된다
가르기와 모으기를 충분히 경험한 아이는
‘나는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이해가 되면 학습이 즐거워지고, 즐거움이 다시 집중력을 높입니다.
반대로 기초를 건너뛰면 계산은 외워도 응용이 어렵습니다.
단순한 계산 연습만 반복하면 수학을 지루하게 느끼고,
‘나는 수학이 어려워’라는 부정적 인식이 형성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의 가르기·모으기 학습은
단순한 계산 연습이 아니라, 수학 자신감을 세우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6️⃣ 일상 속에서도 가능한 가르기·모으기 연습법
학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가르기·모으기 활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자를 나누며 “6개를 친구 셋이 똑같이 나누면 몇 개씩일까?”
장난감을 모으며 “이건 3개, 저건 2개니까 모두 몇 개일까?”
이처럼 실생활 속 대화를 통해 수의 관계를 느끼게 해주세요.
이때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사고 과정입니다.
스스로 나누고, 다시 합치는 과정에서
‘수’가 살아 있는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7️⃣ 학원 현장에서 본 가르기·모으기의 변화
실제 수업 현장에서도 이 단계를 탄탄히 익힌 아이들은
이후 학년에 올라가 덧셈·뺄셈, 구구단, 나눗셈을 배울 때 훨씬 수월합니다.
특히 가르기·모으기를 충분히 반복한 아이는
문제 해결력과 추론력이 빠르게 자랍니다.
예를 들어, “10을 만들 수 있는 두 수를 모두 찾아보자”는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은 스스로 수 조합을 탐색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합니다.
이때 교사는 정답을 알려주는 역할보다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내고 확장시키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수학을 단순한 과목이 아닌
‘생각하는 놀이’로 인식하게 됩니다.
8️⃣ 가르기·모으기와 연산의 연결
가르기·모으기는 단순히 ‘놀이 수학’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단계는 곧 덧셈·뺄셈의 근본 원리로 이어집니다.
가르기가 곧 ‘분해’, 모으기가 ‘결합’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나중에 두 자리 수, 세 자리 수의 계산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13+8을 계산할 때 13을 10과 3으로 가르고,
8을 7과 1로 나누어
10+(3+7)+1의 형태로 구조화하는 능력은
가르기·모으기를 충분히 경험한 아이만이 보여주는 사고입니다.
9️⃣ 가정에서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
정답보다 과정을 칭찬하기
아이가 스스로 수를 나누고 합치는 시도를 할 때
그 과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각 교구 자주 활용하기
숫자보다는 색깔, 모양, 칩 등을 이용해 눈으로 구조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반복하되 지루하지 않게
같은 활동이라도 재료를 바꾸거나 상황을 다르게 주면 흥미가 유지됩니다.
생활 속 수학 대화 만들기
간식, 장난감, 블록 등 주변 사물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수의 관계를 이야기해보세요.
🔟 마무리: 수학은 ‘관계’를 배우는 언어이다
가르기·모으기는 단순한 숫자 연습이 아닙니다.
숫자들 사이의 관계를 보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논리적 사고의 시작점입니다.
아이에게 수학은 처음부터 어렵게 다가올 필요가 없습니다.
가르기와 모으기를 통해 수학을 ‘이해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면
그 이후의 모든 연산, 도형, 규칙 학습은 훨씬 수월해집니다.
결국 수학 자신감은 공식이 아니라 경험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작은 블록 하나를 나누고 모으는 그 순간,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생각하는 힘’이 자라나고 있습니다.